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 이상 진동이 감지된 가운데 진동의 원인으로 '공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진은 외부에서 들어온 진동수가 물체의 진동수와 일치해 진동이 커지는 효과를 뜻하는데요. 한번 자세히 살펴볼까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정말 흔들렸나?
1월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건물의 진동 원인으로 건물 흔들림이 발생했던 테크노마트와 같은 '공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2011년 7월 광진구에 있는 39층짜리 테크노마트 건물에서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당시 건물 입주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퇴거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진행된 안전점검에서는 별다른 구조적 결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진동은 건물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진행된 단체 '태보'(태권도·복싱·에어로빅을 합친 것) 때문으로 결론이 났는데요. 건물의 미세한 진동수와 태보로 발생한 진동수가 일치, 진동 폭이 증가하는 공진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결론을 내기에는 여전히 불안한데요. 지난 20일 서울의 33층짜리 사무용 빌딩에서 업무를 보던 한 직장인은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느낌은 처음이었어요.”라고 건물 안에서 느꼈던 진동을 회상하며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시공사 측 “안정성 문제없다”
건물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지난 1월 21일 입장문을 내고 “긴급안전진단 결과 진동과 건물의 안정성에는 관계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진단에 참여한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건물 내부의 특정 활동에 의해 발생한 진동으로 추정된다”며 “진동의 수준은 건물의 안전에는 영향이 없는 미세진동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이 건물은 2020년 12월 준공된 지하 7층~지상 33층 규모의 사무용 빌딩으로 현대글로비스, SM엔터테인먼트, 쏘카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현재 9~11층과 18층에는 연예기획사의 안무 연습실이 있는데요. 이 연습실에서 집단으로 춤을 출 때 생긴 진동이 건물의 고유 진동수와 일치해 흔들림이 평소보다 증폭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신고 당일 출동한 소방 당국도 건물 지하의 지진 감지 장치를 확인했으나 별도의 진동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입주민 “아이돌 춤 때문에 건물 흔들렸다니”
시공사와 당국의 설명에도 이 건물에 입주한 기업 소속 직원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춤 때문에 건물이 흔들릴 정도면 애초에 부실하게 지어진 것 아니냐”면서입니다. 이 건물 입주 직원 A씨는 “지진이 일어났다고 느껴질 정도로 진동이 심했다. 연습생 수십 명이 동시에 춤췄다고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린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일 직장인들의 익명 앱인 블라인드에는 이 건물에 입주한 사무실 천장에 금이 가 있거나 유리창이 깨진 사진 등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사진은 시기상 진동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기도 했는데요.
DL이앤씨 측은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천장누수나 유리창 파손 등은 입주 후 인테리어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으로 이번 진동과는 무관하다며 내부 마감재의 문제로 건물 구조층과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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