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경제 / / 2022. 2. 6. 18:00

중대재해처벌법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국내 건설용 골재업체 삼표산업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기업 1호가 될 것이 유력해지면서 처벌 대상과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과연 무엇이고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중대재해처벌법이란?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22년 1월 27일 국내에서 시행됐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나오면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영자가 최소 1년 이상 징역을 받는 것이 골자입니다.

 

국내 산재 사고 사망자는 2020년 기준 882명으로 1999년(1456명)보다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인데요. 하지만 정부는 아직 일본, 독일 등에 비해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3배 이상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누가? 어디서? 어떤 사고가 가장 많을까?

2019년 기준 총 855명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성별로 보면 남성 836명, 여성 19명으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남성일까요? 근속 연수 기준으로 보면 6개월 이내 남성 사망자가 522명으로 전체 산재 사망사고의 63%를 차지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초짜'가 사망사고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셈이죠.

연령별 데이터도 같이 보니, 더 서글픈 지점이 나왔습니다. '근속 연수 6개월 미만' 50대 남성 사망자가 198명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초짜 60대 이상 남성 사망자도 178명이나 됐습니다. 둘을 합한 수치는 376명으로 전체 사망 건수의 무려 45%를 차지하는데요.

이들 50대 이상 남성은 주로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사망할까요? 건설업이 26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1년이 365일이니, 3일에 2번꼴로 건설 현장에서 50대 이상 초짜 남성이 죽고 있는 셈인데요. 제조업(41명), 운수·창고 및 통신업(14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초짜 50대 이상 남성이 사망하는 원인으로는 떨어짐(208명)이 가장 많았는데요. 뒤 이어 깔림·뒤집힘(30명), 부딪힘(29명) 등도 주요 사고 원인이었습니다.

종합하면, 국내 산업재해 사망자 절반은 50대 이상 '초짜'(근속연수 6개월 미만) 남성이다. 가장으로서 그동안 하던 업에서 실직한 뒤 어떻게든 입에 풀칠을 하고자 건설업, 광업 등에 들어간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하지만 젊은 남성에 비해 신체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사고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습니다. 주로 낙상(떨어짐) 사망사고가 많고, 숙련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곳에서 일하다가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중대재해처벌법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실효성 문제는 바로 법인 규모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5인 이상 사업장만 적용 대상이며, 현재는 5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서만 시행하고 있고, 5~50인 사업장은 2년 후부터 법이 적용됩니다.

2019년 기준 사고로 인한 산재 사망자 855명 중 5인 미만 사업장(법인)에서 사망한 사람은 301명(35.2%)에 달하는데요. 현재 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하면, 660명으로 무려 77%에 달합니다. 이번 중대재해처벌법이 정작 사망사고자가 그리 많이 발생하지 않은 대기업들을 압박하기 위한 용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서는 적용 유예 상태이고, 대부분의 사고가 거기서 일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현재의 중대재해처벌법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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